미착공PF
수도권 미착공 PF, 건설사 자금난 '시한폭탄'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성 떨어져
6개 건설사서 총 4조2110억원
3~4월엔 한꺼번에 회사채 만기
해외 저가 수주, 실적 하락에 이어 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건설업계의 위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지역의 미착공 PF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오는 3~4월에는 건설회사의 회사채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와 업계의 자금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아이엠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주요 6개 건설사의 미착공 PF는 총 4조2110억원(잠정치)이다. GS건설이 1조5110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건설 1조1000억원, 대림건설 8530억원, 대우건설 7470억원 순이었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미착공이 없다.
PF란 자산·신용 담보 없이 수익성을 보고 자금을 빌려 부동산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미착공 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이 1차적으로 타격을 받지만 통상 건설사가 직간접적으로 지급 보증을 선다.
보고서는 규모가 큰 수도권의 미착공 PF가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은 주택경기 침체가 오래돼 사업성이 떨어지고 과거 고가로 매입한 PF 사업지가 많다. 6개 건설사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하면 5개사는 모두 수도권 비중이 평균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착공 PF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악성 프로젝트다. 장기간에 걸쳐 관련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쌓여 사업화하는 순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PF 채권 연장이 어렵다는 것도 건설사를 압박한다. 6개 건설사의 PF 대출잔액 가운데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비중은 현대건설이 86.2%, 대우건설이 70.2%로 상당히 높다. 현대산업개발도 60.7%, GS건설은 50.0%에 이른다. 은행이 직접 대출 당사자인 PF론에 비해 ABCP 등 유동화된 채권은 불특정 다수가 매입하기 때문에 PF 사업 진행이 부진할 경우 만기 연장이 쉽지 않다.
3~4월에는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회사채 물량이 쏟아진다. 24개 주요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 가운데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총 5조2290억원이다. 이 중 3월에 11개사 7827억원, 4월에 8개사 1조2600억원 규모가 만기를 맞는다.
건설사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어 채권을 추가로 발행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건설사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렸고, NICE신용평가도 대우건설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등급감시(Credit Watch) 대상에 올렸다. 대형 건설사 이외에 중견 건설사들은 채권 발행이 더욱 어려워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소리가 나온다.
경제일보...인터넷판 2014.02.12